[칼럼] 아이들에게 벌을 주면 어떤 일들이 생길까
부모는 대체로 음식점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에게 “떠들지 마”라고 야단치거나 조용히 다른 곳에 데려가서 종아리를 때린다. “계속 떠들면 아이스크림 안 사 준다.”라고 협박을 한다.
심리학에서 ‘처벌’은 현재 아이가 하고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시끄럽게 떠들기, 서서 돌아다니기, 다른 아이와 심하게 장난치기 등)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바람직한 행동(음식점에서는 조용히 식사하기, 책상 앞에서 공부하기, 책을 읽기 등)을 할 수 있는 효과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처벌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로버트 라셀도르에 따르면, 처벌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공격성이 증가하거나 자존감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부모님이 혼내는 게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공격성이 증가하고, ‘그래, 나는 나쁜 아이야’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진다. 공격성이 증가된 아이들은 집밖에 나가서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자주 싸우게 되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들은 자신처럼 나쁜 아이를 좋아해 줄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을 해도 그 걸 칭찬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나쁜 아이이기 때문에 칭찬을 칭찬으로 생각할 수가 없다. 상대방이 뭔가 자신을 놀리거나 또는 뭔가 꿍꿍이속이 있다고 오해한다.
또 일부 아이들은 집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동생과 싸우는 게 허용되지 않지만, 학교에서는 하는 게 괜찮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 학교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자녀가 다른 아이들을 때렸기 때문에 학교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는 부모가 있다. ‘우리 아이는 집에서 부모 말도 잘 듣고 아주 얌전한 아이’라고 담임 선생님에게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담임 선생님에게 항의를 한다. 또 우리 아이가 그건 아이가 집안과 집밖에서 하는 행동이 달라지는 걸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의 아이는 마치 과속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는 제한속도를 지키고 없는 곳에서는 과속을 하는 사람과 비슷하다. 벌금이라는 처벌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과속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만 교통법규를 지키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또 부모가 하는 신체적 처벌은 아이에게 잘못된 해결방식을 가르칠 수도 있다. 부모로부터 자주 맞은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때려도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이 잘못을 했을 때 말로 해결하지 않고 주먹으로 때린다.
아이들은 처벌을 통해 ‘하면 안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는 배우지만 ‘하면 좋은 행동이 무엇인지’는 배우지 않는다. 게다가 부모의 처벌이 일정하지 않다면, 규칙적이지 않다면, 즉 예측불가능하고 피할 수 없다고 아이들이 생각한다면, 아이들은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된다. 자신이 자신의 삶이나 외부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고 여기고 무기력해지거나 우울해진다.
처벌은 아이들이 꼭 하면 안 되는 행동, 예를 들면 뜨거운 냄비를 만지는 일, 공을 주우러 차도로 나가는 일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처벌의 나쁜 영향을 사회적으로 공감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이미 아동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럼 아이들에게 어떻게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음식점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에게 “조용히 밥 먹고 우리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까.”라고 말을 해 보면 어떨까? 아이는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 ‘조용히 밥을 먹는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조용히 밥을 먹으면 아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도록 허용을 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과 그 행동에 따르는 보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학습할 때 아이들은 바람직한 행동들을 자주 하고 싶어한다.
'나의 관심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조선 왕들 일화 (0) | 2012.02.23 |
---|---|
[스크랩] ★★!!!!여러분!!! 12월 14일은 무슨 날?(퍼뜨려주세요)★★ (0) | 2011.11.17 |
[스크랩] 칭찬의 역효과.jpg(스압있지만 한 번 볼만 합니다.) (0) | 2011.06.06 |
[스크랩] [지식채널e] 일본 그들의논리 (0) | 2011.05.10 |
[스크랩] 내가 생각하는 자녀교육의 핵심 (0) | 2010.11.01 |